김선빈과 10구 승부, 원태인이 지쳤다
김선빈과 10구 승부, 원태인이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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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3차전에서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를 7이닝이나 상대했다. 닷새 푹 쉬고 나와 힘도 제구도 좋은 레예스를 초반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느라 끈질기게 물고늘어지지 못했다. KIA가 딱히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레예스는 107개나 던지면서 7이닝을 버텼다. 레예스를 공략하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짚었던 이범호 감독은 “5~6회 안에 끌어내렸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26일 4차전에서 KIA가 맞이한 선발 원태인은 삼성의 필승카드다. 1차전에서 66개를 던지고 비가 내려 서스펜디드게임으로 투구를 마쳐야 했던 원태인은 삼성이 2승2패로 시리즈 동률을 맞추기 위해 고민 없이 내놓은 선발 카드다. 지난 경기 투구 수가 적었기에 이날 100~110개까지는 던지기로 삼성은 계획했다.
KIA 타자들은 전날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다. 1회초부터 집요하게 볼카운트 싸움을 펼치며 원태인을 지치게 했다.
1번 박찬호가 풀카운트에서 6구째를 2루 방면에 친 뒤 빠른 발로 1루를 밟자 2번으로 타순을 이동한 김선빈이 원태인을 괴롭혔다. 초구부터 파울 4개를 연속으로 걷어내더니 볼 2개를 고르고 다시 3구 연속 파울을 쳐냈다. 존으로 넣은 까다로운 공은 걷어내고 빠진 공은 골라낸 김선빈을 상대로 원태인은 10개나 던지고도 좌월 2루타를 내줬다.
무사 2·3루에서 김도영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역시 풀카운트까지 싸웠고, 나성범이 2루 땅볼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소크라테스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고르고 최원준이 5구 만에 투수 땅볼로 물러날 때까지 1회 KIA 6명의 타자는 원태인을 32개나 던지게 했다.
2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창진이 볼카운트 3B-1S에서 5구 만에 중전안타를 치자 변우혁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8구까지 싸웠고, 9번 타자 김태군도 4구 연속 파울을 걷어내며 7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원태인은 4명을 상대한 2회에는 23개를 던졌다.
2이닝 만에 투구 수가 55개 돼버릴 정도로 원태인은 닷새 전과 같이 힘 있는 공을 뿌리지 못했다. 3회에도 KIA는 안타-볼넷-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소크라테스의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렸다. 3-0이 됐고 1사 2·3루에서 이창진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결국 원태인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2.1이닝 만에 78개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번 가을야구를 레예스와 원태인, 사실상 2인 선발 체제로 치르고 있다. 선발보다 더욱 큰 삼성 마운드의 불안감은 둘이 무너졌을 때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나온다. 둘이 선발로 던질 때 이기지 못하면 승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상대인 KIA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원태인을 일찍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KIA는 이어 등판한 우완 송은범 상대로 2사 만루까지 기회를 이었고, 여기서 김태군이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초반에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원태인 조기강판 충격을 극복하기도 전에 맞은 이 만루홈런으로 사실상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원태인과 똑같이 21일 1차전에 등판해 5이닝 동안 76개를 던지고 교체됐던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5.2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7탈삼진 2실점, ‘계획’대로 던지고 9-2로 앞선 6회말 2사 2루 불펜에 공을 넘겼다. KIA는 그대로 승리해 3승1패, 이제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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